마가스님이 무량사를 방문하여 2024년 2월 18일 일요법회에 참석하신분들을위하여 법문과함께 여러가지 조언을 하여주시었습니다.
다음은 월간조선에 실린 석탄일 특별 인터뷰중 일부 발췌하여 소개하여드립니다.
―사람들이 왜 스님을 두고 ‘힐링멘토’라고 부릅니까.
“포교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에 자기 내면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인은 체면을 중시하고 인내하고 사는지라, 무언가를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둡니다. 썩고 곪은 것이 한계에 다다라서 아플 때가 되어야 그 마음을 봅니다. 토해내야 하는데 제대로 토하는 법을 모릅니다. 엉뚱하게 다른 이에게 불똥이 튀어 ‘묻지 마 범죄’가 생깁니다. 참으면 병이 되고, 터트리면 죄가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나면 사라지지만요. 한국인들의 막힌 가슴을 먼저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비 명상’ 얘기를 시작했는데, 그것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가 봅니다.”
―막힌 가슴을 뚫기는커녕, 무엇이 가슴을 막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괴롭다는 것만큼은 사실 아닙니까. 저는 머리 깎고 승려가 된 후에도 아버지를 증오했습니다.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정체 모를 화 때문에 수행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리카락만 잘라냈지 제 마음속의 화를 자르지 못한 겁니다. 가슴을 옥죄는 정체인 아버지를 인정하고, 토해낸 다음에야 자비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가 스님의 화법은 여느 스님과 많이 달랐다. 어려운 불경의 구절을 인용하지도, 선문답(禪問答)을 하지도 않았다. 머리를 깎지 않고 회색 법복(法服)을 두르지 않았다면, 그저 인생살이 선배와의 대화쯤으로 여겼을 터였다. 그가 젊은이들의 ‘힐링멘토’가 된 것은 격식 없음이 한몫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가 스님의 ‘마음속 응어리 풀기’를 진심으로 느끼려면 잠시 그의 인생을 엿봐야 한다. 스님은 “내가 겪어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사람들 마음속의 응어리를 잘 안다”고 말했다.
- 증오했던 아버지 용서하면서 세상이 자비롭게 보여 마가 스님의 명상은 ‘자비 명상’이다. 마음의 상흔을 바로 보고, 이를 풀고, 그리고 타인들에게 이를 베푸는 명상이다. 실제로 마가 스님은 승려가 된 뒤 10여 년 가까이 내면의 나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고 한다.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아버지를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시켜 달라는 명상을 한 어느 날, 저녁 예불을 마치고 석양이 물든 경내에서 스님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스님의 입에서 이 한마디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 말을 내뱉고 나니 그간 스님을 억누르고 있던 앙금이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시야가 맑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가 스님의 얘기다.